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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겪은일도 아닌데 유난히 반가웠던 사람이 있다.


자전거를 타다보면 마주쳐 지나가는 사람이 인사를 할때가 있다. 물론 서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곤 전혀 모르는 사이이고


정말 몇초 안되는 순식간에 지나가는 사람이다. 얼굴까지 가려져 있어서 성별을 제외하면 나이도 전혀 가늠이 안된다. 나이가 아주 많거나 아주 어리거나 그 중간쯤???


종종 있었던 일인데 무척 반가웠고 또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


지난 수요일 14년 8월 27일 오전 9시 35분에 마주친 사람.


당시엔 몰랐으나 영상을 확인해보니 파란색을 즐겨 입는 사람인듯. 나도 올 파랑이니 아마도 눈에 확 띄었겠다.


보통 인사하는 사람도 고개를 살짝 기울여 인사하는데 이 사람은 마치 아는 사람을 만난듯이 고개를 아주 깊이 숙이며 인사했고 나도 얼떨결에 인사를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지나가며 시선을 내게 고정했다. 아래가 바로 그 사진.


Mobius Actioncam으로 찍은 영상을 캡쳐한것.





인사하는 모습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음.





이날 집까지 들어갈때까지 수많은 고민을 안겨준 사람이다.


'인사할까? 말까?'


지나가는 사람마다 이런 고민을 했다. 수없이 했고 또 몇몇 사람들에게는 인사를 했다. 받아주는 사람도 있고 미처 못본 사람도 있다.


그런데 늘 혼자 자전거를 타던 약 4시간이 '혼자'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아주 조금 들었다.


서로 전혀 상관없이 서로의 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인데


막상 피해를 주지 않고 피해를 받지도 않는다면 기억에 조차 남지 않을 사람들인데


나와 같은 시간같은 공간에서 같은 자전거를 타는 누군가가 있다라는 그 느낌.



누군가의 시선에서는 같이 타는게 아니겠지만 생각하기 나름인것이고 이것도 일종의 '어울림'의 하나가 아닐까.


이렇게까지 생각해보니 자전거를 타면서 이어폰으로 주변의 소리를 차단한 채 음악을 듣는 사람들은 정말 외롭게 달리고 있는거지 싶다.


난 귀에 뭔가를 꽂거나 덮어서 음악 혹은 무언가를 듣는 행위를 정말 싫어한다. 답답하기도 하고 주변을 인지하지 못하는 그 상황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오늘 그 이유가 한가지 더 늘었다. 


"어울리기" 위해서는 먼저 열어놔야 한다는것.


귓가를 스치는 바람소리나 새소리 나뭇잎소리 벌레소리 페달링하는 소리 혹은 힘에 부쳐 거칠어진 숨소리 등등 주변의 모든 소음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인데 


그걸 차단하는것은 좀 불쌍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약 2~3년전에 허리를(협착증) 고치기 위해 매일 자전거를 타다가 한강의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어느 순간 '아, 기분 좋다'라고 느낄때가 있었다.


무언가의 도움 없이 내 힘으로 땀흘리면서 강바람을 뚫고 지나가는 그 순간이 정말 즐겁고 '자전거'가 아니면 이 기분을 어찌 느낄까라고 생각했던거다.


그때도 생각했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면 이런 느낌은 몰랐겠다라고... 

(며칠 음악을 들으며 타본 적이 있었는데 답답하기도 하고 음악에 집중이 안되서 들으나 마나한 짓이라고 생각했고 나중엔 무슨 음악을 들었는지도 기억에 없는 상태였다)













아라뱃길서 마주친 한사람의 이야기로 사진한장을 올려서 글쓰기를 하려다 두서없이 별 얘기를 다 써놨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냥 흘려보고 지나가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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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세상을 모두 담는것이 꿈인 저의 포토블로그가 "럽의 세상담기"이며 지금은 유튜브에서 영상으로 세상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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